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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05 15: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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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Introduction] Choi Wonho's Self-management is a space where you can contemplate yourself thrown into everyday life. In texts and photographs that readers subjectively feel short or long, the honest scenery and clear energy of nature that the artist has witnessed while walking around the famous mountains of Korea for decades are being reproduced through the artist's head and mind. By all means, I hope that Choi's self-management will be a small space and time for communication with 'newsbusan.com' readers through knowledge and reasons. NewsBusan CEO Kang Gyeong-Ho





▲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언제 봐도 고즈넉한 백담사, 뒷산에 내린 안개 덕에 적막감이 계곡 건너편까지 전해지는 느낌이다(2020년 8월 29일 내설악 백담사에서).






(91) 익는 것과 썩는 것




잘 익은 햇과일이 쏟아지는 가을이다. 비, 바람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며 한여름 땡볕을 이겨낸 결실이니 그 맛이 더 없이 달다. 모든 열매가 시간 지난다고 저절로 익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기간만큼은 모진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견디며 이겨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속절없이 익기도 전에 가지를 떠나야 한다. 떨어져나간 설익은 열매는 서서히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시간의 풍화작용을 이길 수 없다. 음식만 해도 그렇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익거나 혹은 썩는 양자택일의 과정을 거친다. 오래 두면 부패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오래 둘수록 익어 맛이 깊어지는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 묵은 김치와 곰삭은 젓갈 같은 발효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발효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막걸리로 식초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매실을 담가 보기도 하지만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비슷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발효와 부패’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자연이 그리는 거대한 수묵화 한 점,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는 구름 사이로 산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2020년 8월 30일 설악산에서).



발효와 부패는 둘 다 세균의 작용이다. 분명 오묘한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을 것으로 막연히 짐작만 할 뿐, 명쾌하게 정리할 과학적 지식은 나에게 없다. 단지, 상식 선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적절한 기간과 환경조건이다. 한가지 예로 떠오르는 것은 생선을 젤리처럼 만든 과메기이다. 알다시피 과메기는 꽁치를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면서 말려 만든 음식이다. 그런데 만약에 꽁치를 항아리 안에 넣어두고 동일한 기간 동안 기다리면 어떻게 될까? 아마 모르긴 해도 썩어버릴 것이다.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이 발효와 부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단서 중의 하나다. 사람도 스스로를 가두면 자폐라는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지 않는가? 무한정 오랜 시간이 잘 익은 상태를 만들지는 않는다. 어디서나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부패와 발효를 가르는 기간과 조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이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90) 진정한 부(富)는 마음에 있다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5727




[들어가면서]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대표 강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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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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