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넷=강경호 기자] 서재송 씨(88 ‧ 전 '성 원선시오의 집’ 원장)가 67년 만에 모교로부터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 14일 오후, 700여 명의 동문들이 모인 부산시 남구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Homecoming Day 행사에서 부경대는 서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1950년 부경대 전신인 부산수산대 수산경제학과에 입학한 그는 6.25전쟁으로 1학년을 마친 뒤 군 복무 후, 집안 형편으로 복학하지 못하고 학업을 포기했다.
현재 인천시 덕적면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1962년부터 1994년까지 ‘성 원선시오의 집’을 운영하며 전쟁고아와 혼혈아 등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보살피는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아왔다.
특히 그는 해외 입양된 아동의 사진과 기록카드 등 1,600건의 입양기록물을 보존해 중앙입양원의 입양기록물 전산화 사업에 기여하고, 어른이 된 입양 아동들이 가족을 찾는 일에 지금도 발 벗고 나서 돕고 있는 등 ‘국외 입양인의 대부’로 불리고 있다.
이런 공로로 그는 지난해 제11회 인천사회복지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양유공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김영섭 총장은 “서 동문은 비록 소정의 학위과정을 모두 이수하지는 못했지만 모교의 명예를 높여주신 우리 대학의 자랑스러운 졸업생”이라면서,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아동보호시설을 운영하며 입양아동들을 돕고 우리나라 입양문화 정착에 크게 공헌해 오신 서재송 동문의 삶의 발자취에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명예 졸업장을 받은 그는 “지난 67년 동안 대학 졸업장 없이 살아야했던 서러움이 오늘 다 풀어졌다”면서 “명예졸업장을 주신 모교에 감사드리고, 더 인간다운 삶을 살라는 격려로 알고 착하게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