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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라석, 초암대철 '〈곡괭이질〉1, 2, 3'의 화답시(和答詩) 3수 토크아트유 2024-06-28 23:26:53


▲ 전남 장흥군 월암마을 사자산 기슭, 곡괭이로 토굴작업을 하는 초암. 사진=라석


들어가며 = '초암 강대철과 라석 손병철은 뉴스부산이 지난 6월 10일 소개한 '불한시사'(弗寒詩社, 문경 불한티산방에 모이는 시인 결사체)의 멤버로, 6월 28일 현재 조각가 초암의 "깨달은 이 어디에"에 화답하는 라석의 "133. 해동기신론(51) - 초암도인에게" 화답시가 발표됐다. 오늘은 조각가 초암 자신이 2022년 발간한 강대철 시화집 '어느날 문득'에 실린 <곡괭이질>1, 2, 3에 대해 라석이 화답하는 화답시(和答詩) 3수를 게재한다. - 강경호 현대미술가. 사진/라석 제공




2022년 발간, 강대철 시화집 [어느날 문득]에 실린 <곡괭이질>1, 2, 3에 대한 라석의 화답시(和答詩) 3수



곡괭이질(1)



굴을 뚫고 있는데

온종일 곡괭이질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기도가 되어 일체가 숨을 쉽니다.


나무아미타불 쿵!

나무아미타불 쿵!


심연의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는 소리

삼라만상이 바춰 있는

근원의 샘물을

퍼 올리는 소리입니다


ㅡ강대철 시화집에서




조각토굴(1)

- 초암도인에게



굴은 어디로부터 시작해


어디로 어디까지 통할까


삼천육백 여일 곡괭이질


수행삼아 파고든 구도자


기도가 되어 염불이 되어


마침내 길어 올린 감로수


그 우물에 비친 삼라만상


초암이 초암으로 남았네


ㅡ24.6.26. 불한자 라석




▲ 전남 장흥 사자산 기슭 초암의 조각토굴을 찾아 대화하는 초암(草庵)과 라석(羅石)




곡괭이질(2)



파다 보면

파다 보면

낯선 시간을 만납니다


수백 년 수천 년

잠들어 있다가

느닷없는 곡괭이질 소리에

시간이 깨어납니다


있는지 조차 몰랐던

씨알들 움트는 소리 들립니다

억겁의 시간이

찰나 속에서 드러납니다


ㅡ강대철 시화집에서




조각토굴(2)

- 초암도인에게



육식에서 팔식까지 심층


더욱 깊이 파내려 갔다네


그곳에서 만난 낯선 시간


거기 내 진면목의 한소식


새 씨알이 움트는 그소리


이르지 않고 누가 알건가


벗이여, 찰나의 생멸이치


지축을 흔들며 들려 오네


ㅡ24.6.27. 불한자 라석




▲ 전남 장흥 사자산 기슭 초암의 조각토굴을 찾아 대화하는 초암(草庵)과 라석(羅石). 사진=라석(2024.6.)




곡괭이질(3)



십 년이 지나 굴이 뚫렸습니다.

첫 몸짓이 마지막 몸짓이 되기까지

긴 호흡이었지만

한 번의 숨결이었습니다


곡괭이질은 끝났습니다


어떤 곳을 향해 간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곳이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있는 자리에 이미

다 갖추어져 있음을 깨닫는 일이었습니다


ㅡ강대철 시화집에서




조각토굴(3)

- 초암도인에게



강산이 변하는 십년 세월


일곱 개의 토굴은 뚫리고


고기 잡으면 통발을 잊듯


곡괭이 내려 놓은 견성자


긴 호흡 하나의 호흡임을


깨달아 회향하게 됐으니


벗이여, 들숨날숨 뭇생명


크게 그러함 아닐까 싶네


ㅡ24.6.28. 불한자 라석




▲ 2022년 강대철 시화집 <어느 날 문득> 발간 (출판사, 살림)


草庵 姜大喆 조각가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1978년 제27회 국전 문공부 장관상과 제1회 중앙미술 대상을 수상하고, 10여 차례 개인전을 여는 등 한국 조각계를 이끌어갈 촉망받는 작가였다. 2005년 진정한 자아를 찾아 구도의 길을 떠난 그는 현재 전남 벌교에서 草庵石窟을 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100m가 넘는 토굴에 조각된 부처와 예수 등 구도와 예술의 여정을 담은 조각 사진집 『강대철 조각 토굴』과 시화집 『어느 날 문득』등이 있다.

www.newsbusan.com



[작가의 말] 젊은날 예술가로서 작품을 통해 내 존재의 의미를 찾겠다고 발버둥 치며 10여 년. 아닌 것 같아서 중년이 되어 정신세계를 기웃거리며 안간힘을 쓰며 10여 년. 시골로 살림터를 옮겨 무명씨로 살아가면서 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보낸 세월이 어느새 20년이 되어 가고 인생을 거의 다 써 버린 이즈음에 그래도 어울려 한마디 하고 싶어 말을 내보냅니다. 2022년 초암에서 강대철. / 강대철 시화집 <어느 날 문득> (2022, 출판사: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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