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ure. Kang Gyeongho, Utitled-21, ADFA Seeries, 2026. ADFA on Paper, Dimensions Variable.
[문화칼럼] K-아트 노믹스와 지역 마켓: 다중 거점 경제학
- 선순환 생태계를 위한 3대 정책 제언
최근 막을 내린 '아트부산 2026'의 성적표는 한국 미술 시장이 외형적 숫자 경쟁을 넘어 실구매자 중심의 '내실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본 칼럼은 전편에서 제시한 서울(KIAF-Frieze)과 부산(아트부산)의 '다중 거점 분업 원론'을 바탕으로, 자본의 지방 분산과 K-아트의 지속 가능성을 견인할 3대 실천적 정책 대안(세제 혜택·인프라 연계·ADFA 특화)을 거시경제학적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제언한다.
대한민국 미술시장이 양적 팽창의 시기를 지나 완만한 질적 조정기에 진입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의 서울 진출 이후 뜨겁게 달아올랐던 거품이 걷히고, 이제 시장은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이라는 본질적인 숙제와 마주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관람객 수의 증감이나 특정 페어의 단편적인 매출 추이를 두고 위기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지금의 정체기는 마켓의 붕괴가 아닌, 실구매자 중심으로 체질이 개선되는 필연적인 ‘내실화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필자는 앞서 서울의 ‘KIAF-Frieze’ 공동 개최와 영남권의 중심축인 ‘아트부산’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다중 거점(Multi-hub) 전략 원론’을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자본과 해외 컬렉터를 유입시키는 깔때기(In-bound Hub)로서의 서울과, 국내 미술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다원성을 확보하는 확장형 플랫폼으로서의 지방 거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분업 구조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때, 아트페어는 단순한 미술품 매매 장터를 넘어 도시 관광과 고부가가치 산업을 견인하는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의 메커니즘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이 서울에 집중되는 현상은 마켓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클러스터(Cluster) 현상’이지만, 이로 인한 낙수효과가 지역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시장의 기대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다. 자본과 트래픽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에만 맡겨둔다면, 우리가 기대했던 전국적 단위의 ‘분수효과(Fountain Effect)’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다중 거점 전략이 단순한 가설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제도적 보완이 결합되어야 한다.
첫째, 거점 간의 물리적·제도적 연결망을 강제해야 한다. 서울과 지역 페어 기간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하고, 국내외 컬렉터들의 이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연계 교통 및 ‘통합 아시아 아트 패스(Art Pass)’ 같은 인프라적 결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비대칭적 세제 인센티브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수도권 외 지역 페어에서 거래되는 작품에 한해 취득세 감면이나 법인 구매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적 유인 구조는 지역 자생력을 키우는 가장 과학적인 마중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합된 새로운 예술 장르(ADFA)의 테스트베드로 지역 거점을 특화하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요구된다.
다중 거점 전략의 경제학은 파이를 나누는 소모적인 영토 분쟁이 아니다. 대한민국 미술 시장의 전체 파이 자체를 키우고 문화 영토를 확장하는 거시적 생태계 조성 과정이다. 정책적 인센티브와 인프라의 연계, 그리고 지역 특화 콘텐츠라는 세 가지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우리는 아시아 미술의 허브를 넘어 가치 중심의 고부가가치 ‘K-아트 노믹스’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미술계가 머리를 맞대고 다중 거점의 제도화라는 공공의 과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필자 / 강경호 (미술평론가 · ADFA 아티스트)
뉴스부산 대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 예술(ADFA) 이론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활발한 집필 및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Art Nomics and Regional Markets: The Economics of the Multi-Hub Strategy
As the Korean art market transitions from an era of quantitative expansion to a period of qualitative stabilization in 2026, establishing a sustainable ecosystem has become an imperative task. This column proposes a "Multi-Hub Strategy" that fundamentally restructures the market dynamics between the global-facing centralized hub of Seoul (KIAF-Frieze) and the regional anchor platform of Busan (Art Busan). Rather than engaging in counterproductive competition, this structural division of labor expands the overall boundary of the Korean art ecosystem. To transform this conceptual framework into an economically viable reality, this paper advocates for empirical policy interventions, including asymmetric tax incentives for regional art fairs, infrastructural integration through a unified Asian Art Pass, and the strategic positioning of regional hubs as testbeds for Analog-Digital Fusion Art (ADFA). Ultimately, this synchronized synergy between policy, infrastructure, and distinct content will pave the way for a resilient and value-driven 'K-Art Nomics'.
K-아트 노믹스와 지역 마켓: 다중 거점 경제학
2026년 한국 미술시장이 양적 팽창을 지나 질적 안정기로 접어들면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은 이제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본 칼럼은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서울의 중심 허브(KIAF-Frieze)와 지역의 거점 플랫폼인 부산(아트부산)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하는 ‘다중 거점 전략’을 제안한다. 이러한 구조적 분업은 소모적 경쟁이 아닌 한국 미술의 확장에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이 전략의 경제적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지역 아트페어 대상의 비대칭적 세제 혜택과 통합 아시아 아트 패스를 통한 인프라 연계를 제안하며, 특히 지역 거점을 ‘아날로그-디지털 융합 예술(ADFA)’의 테스트베드로 특화하는 3대 정책 개입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렇듯 정책과 인프라, 그리고 독창적 콘텐츠가 맞물린 유기적 시너지는 향후 견고한 가치 중심의 ‘K-아트 노믹스’를 완성하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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