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구간송미술관의 기획전 ‘삼청도도–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는 12월 21일까지 전시실4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제공=대구간송미술관
[토크아트유]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구간송미술관이 지난 23일부터 오는 12월 21일까지 선보이는 기획전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는 시대별 절의지사들이 남긴 그림과 그 속에 담긴 정신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삼청의 맑음과 품격을 삶으로 실천한 선인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정신의 흐름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등 역사적 고비마다 꺾이지 않았던 민족의 정신적·문화적 힘을 삼청(三淸)을 통해 되새기며,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매화·대나무·난초를 주제로 한 작품 35건 100점을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 삼청(三淸), 시대를 흐르는 맑음의 서사
‘삼청(三淸)’은 매화·대나무·난초를 뜻하며, 군자가 지녀야 할 태도와 마음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올곧은 의지와 정신을 표현한 삼청 작품 35건 100점을 4부로 나누어 선보인다. 삼청의 상징성과 그 정신은 각 부를 통해 시대별로 다르게 구현된다.
전쟁과 변란, 식민의 시기 등 역사적 고비마다 자신의 신념과 나라의 정신을 지키고자 했던 절의지사들의 절개와 우국의 뜻을 작품을 통해 되새길 수 있다.
▶ 1부 ‘《삼청첩》, 조선의 자존을 지킨 시대의 보물’
《삼청첩》은 조선의 국란과 극복의 서사를 담은 시화첩으로, 왕실 출신 문인화가 탄은 이정이 1594년 임진왜란 이후 완성한 작품이다. 매‧죽‧난을 그린 이정의 그림에 당대 문인 최립, 한호, 차천로의 글이 더해져 ‘한 시대의 정신을 담은 보물’로 평가받는다.
병자호란과 일제 침탈로 소실과 반출의 위기를 겪었으나, 1935년 간송 전형필 선생에 의해 환수되었고 2015년 전면 수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검은 비단에 금니로 그려진 삼청은 뛰어난 조형미와 예술적 조화로 2018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삼청첩》 56면(그림 20면, 글 29면, 공면 5면, 표지 2면) 전체가 특별공간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 2부 ‘탄은, 대나무로 세상을 울린 한 사람’
조선 묵죽화의 기준을 세운 탄은 이정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한다. 세종대왕의 고손자인 그는 독자적인 화풍을 확립하며 한국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내년 서거 40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삼청첩》 제작 이후부터 절명작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시대에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대표작 13건 15점이 공개된다.
해동삼절로 불린 최립의 글, 한호의 글씨, 이정의 묵죽이 함께 담긴 《유금강산권》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탄은삼청첩》 등 주요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묵죽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풍죽>과 유일한 인물화 <문월도>를 통해 이정의 예술적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 3부 ‘절의, 먹빛에 스민 선비정신’
3부에서는 국란과 역사적 위기에 기개와 결기를 지켜나간 조선의 절의지사들이 남긴 삼청 작품 10건 16점을 소개한다. 난세를 맞은 문인들에게 삼청은 자기 수양과 실천을 위해 활용한 도구이자 이상과 삶의 태도를 나타내는 또 다른 자아의 모습이었다.
국난 속에서 삶과 죽음으로 나라의 존엄을 지킨 이덕형, 오달제의 우국과 충절의 정신, 높은 도덕적 이상을 추구한 조속의 청백리 정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 이인상의 고결한 선비정신을 나타낸 작품들을 통해 삼청이 가진 조형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작품에 깃든 조선 선비의 이상과 정신을 느낄 수 있다.
▶ 4부 ‘불굴, 붓끝에 서린 항일의 결기’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4부는 일제강점기의 억압 속에서도 삼청의 정신을 지켜낸 항일지사들의 작품을 조명한다. 독립과 광복의 염원을 담아낸 삼청 관련 작품 11건 13점이 소개되며, 상해 임시정부 활동가 김진우의 묵죽화, 항일독립군의 기반을 마련한 이회영, 을미의병 출신 박기정, 일제의 회유를 거부한 윤용구, 대한광복회 회원 김진만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시대의 고통을 담은 공간 속에서 항일지사들의 굳건한 의지와 저항의 정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는 삼청의 덕목을 삶으로 실천한 인물들의 작품으로 선조들의 고결한 기상과 꺾이지 않는 기개를 확인하고, 시대를 넘어 도도하게 이어져 온 삼청의 맑음과 품격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절의지사들이 남긴 그림과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살펴보며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를 되돌아보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대구에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전시를 선보여 감회가 깊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는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겸 사업가 마크 테토(Mark Tetto)가 참여해 국·영문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했으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관람은 유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대구간송미술관 누리집(kansong.org/daegu) 또는 전화(053-793-202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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