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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0-19 18: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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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부산ART : 해담의 서예만평(37)



▲ 사진출처 : 뉴셰퍼드가 미국 텍사스주 밴혼 발사 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7월 20일), 인터넷 자료, 밴혼=AP.



▶ 인간의 이성(칸트 이성)은 신의 영역, 영원을 향하고자 하는 본성이 있다. AI나 우주 개발[달이나 화성 탐험 등]은 이를 증명하는 수많은 것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인간의 무한 욕구는, 칸트뿐만 아니라 쇼펜하우어[결핍과 권태], 니체[힘에의 의지] 등 많은 철학자들이 언급한 것에서도 그 연유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불가능한 가능성을 추구하는 존재’라 하겠는데, 재미있는 것은 모든 인간 활동이 여행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로, 여행은 인간의 무한 도전적 이성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 활동이라 할 것이다. 

  

▶ 2021년 7월, 지구상 모든 인류가 기절할 만큼 놀라운 일이 있었다. 그 내용은 3가지인데 첫째는, 지난 7월 11일 영국 버진그룹이 만든 버진갤럭틱이 민간인을 태우고 우주여행을 다녀온 일, 그로부터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20일에는 아마존 창업자가 만든 블루오리진이 민간인을 우주로 안내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인간이 우주로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의 우주여행은 과거와 다른 차원이다. 종래의 우주여행은 엄격한 선발 기준을 통과한 자가 오랜 기간의 훈련을 받은 조종사와 함께 로켓을 타고 지구 밖을 여행했으나, 이제는 보통 사람이 국외 여행하듯 우주를 관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어찌 상상할 수조차 없는 기막힌 일이 아닌가?

  버진갤럭틱과 블루오리진의 우주관광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있으나 우리는 이것에 상관없다. 총 여행 시간은 몇십 분에서 몇 시간 미만(현재는 1시간 30분)이고, 우주 공간에서 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은 3분 정도로 비슷하다. 

  둘째는, 3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우주여행 경비이다. 아마존 및 우주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의 최고 경영자 제프 베이조스(57)와 함께하는 우주여행 티켓이 경매에서 ‘2800만 달러(약 312억 원)에 낙찰되었다.’ 하는데, 내용을 보면 더 놀랍다. 480만 달러로 시작한 경매는 159개국에서 7,600여 명이 몰리면서 불과 4분 만에 2000만 달러를 돌파했고, 7분 만에 마감됐다고 한다. 베이조스는 우주여행을 앞두고 미국 국립항공우주 박물관을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협회에 2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그는 “모든 아이는 큰 잠재력을 갖고 태어나고, 그 잠재력을 여는 것은 영감이다. 내겐 과학, 발명, 우주에 대한 사랑이 그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서, “이 기부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 문화를 생각하면 베이조스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미국 메릴랜드 대학 교환교수로 일을 때 도서관으로 이용했던 “Barns and Noble” 서점, 이 서점의 ‘신간 홍보 코너’에 우주 항공 서적(주로 화보)이 유난히 많음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어린이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자료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NASA가 우주여행(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고, 그러한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부러웠다. 아마 베이조스도 잠재가치에서 발생한 NASA 프로젝트의 산물임이 분명하다. 당장은 수익 0원임에도 NASA의 일에 투자하는 미국 정부와 말없이 지켜보는 미국 국민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1)

1) 베이조스는 우주여행을 앞두고 미국 국립항공우주 박물관을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협회에 2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그는 “모든 아이는 큰 잠재력을 갖고 태어나고, 그 잠재력을 여는 것은 영감이다. 내겐 과학, 발명, 우주에 대한 사랑이 그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서, “이 기부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 문화를 생각하면 베이조스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미국 메릴랜드 대학 교환교수로 일을 때 도서관으로 이용했던 “Barns and Noble” 서점, 이 서점의 ‘신간 홍보 코너’에 우주 항공 서적(주로 화보)이 유난히 많음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어린이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자료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NASA가 우주여행(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고, 그러한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부러웠다. 아마 베이조스도 잠재가치에서 발생한 NASA 프로젝트의 산물임이 분명하다. 당장은 수익 0원임에도 NASA의 일에 투자하는 미국 정부와 말없이 지켜보는 미국 국민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셋째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한 멋있는 선물이다. 대학교 입학을 앞둔 10대가 그의 부친이 준 선물로 베이조스와 함께 로켓‘뉴세퍼드’를 타고 우주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천억 유산보다 더 가치 있는 선물임에 분명하다. 내막은 이렇다.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지난 6월 우주여행 경매에서 2800만 달러를 내고 좌석을 확보한 익명의 부호가 그의 개인 일정상 우주 비행에 동참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당시 경매에 2등을 한 대먼의 아버지인 조 대먼에게 기회가 왔고, 조 대먼은 그의 자식인 올리버 대먼(18, 네덜란드)에게 우주 여행 티켓을 선물한 것이다. 블루 오리진의 우주관광에는 대먼 외에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퇴역 여성 조종사인 월리 펑크(82)가 동승한다. 블루 오리진은 이번에 최연소(대먼) 우주비행과 최고령(펑크) 우주비행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됐다고 한다.2) 돈의 개념이 아무리 다르다 하더라도 수백억 원의 돈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겁나게 큰돈이다.  

2) 블루 오리진의 우주관광에는 대먼 외에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퇴역 여성 조종사인 월리 펑크(82)가 동승한다. 블루 오리진은 이번에 최연소(대먼) 우주비행과 최고령(펑크) 우주비행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됐다고 한다.


▶ 현재의 우주여행은 우주 경계선으로 불리는 카르만 라인(고도 100km)까지 올라가 약 3분간 무중력 상태로 우주에 떠서 지구를 내려다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이 전부이다. 그야말로 짧은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거금을 투자하는가? 베이조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구를 우주에서 보는 일은 당신을 변화시킨다. 그것은 이 행성, 그리고 인류와 당신과의 관계를 바꿀 것” 라 한 것에서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과거 우주여행을 한 우주인들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후 가치관이 바뀌는 경험을 하였고, 박애정신으로 인류의 복지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베이조스의 말이 맞는다면, 그리고 과거 우주인들의 경험이 그러하다면 우주여행은 생각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가치관이 바뀌고 또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여행이라면, 인간의 이성은 이 미지의 여행에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우주여행은 더 없는 최고의 여행이다. 지금까지의 여행은 지구권 내에서 지구의 어느 영역을 보는 여행이다. 이에 비해 우주여행은 지구 밖의 우주에서 지구를 보는 ‘초월 여행’이다. 이러한 여행을 경험하고 나면 선행 우주인과 같이 생각이 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원을 달리하는 발전을 원한다면, 진정으로 세계평화를 원한다면, 자신을 뛰어넘을 새로운 자신이 되기를 원한다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우주여행을 꿈꾸는 것은 어떨까? 


▲ 石鼓文과 泰山刻石 部分, 석고문은 기원전 4세기 경 건립, 태산각석의 건립은 기원전 219~210경으로 보고 있다(출처 : 『中國碑刻起行』, 藝術新聞社, 日本, 墨스페셜 14, p.20. 1993). 2000년이 훨씬 넘는 서체가 오늘날에도 원형 그대로 서예에 사용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술, 사회, 문화예술 등 모든 인간문화는 여행과 연관되어 발전하고 있다. 서예도 그럴까? 특히 견문[여행]을 강조하는 서예이기에 당연히 그렇다 할 것이다. 그러나, 여행의 영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크게 보면, 서예는 수백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일관되는 실정이다. 그 많은 공모전에 나오는 서예작품에서, 아직도 공모전 수상을 자랑으로 내세우는 현실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만약, 이러한 서예(서예가)가 우주여행을 다녀오면 어떻게 변할까? 아마도 낭비뿐일 것이다. 역설이기도 하지만 동행한 모든 것이 변하더라도 서예(서예가)는 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의 이성성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海潭 吳厚圭(書畵批評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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