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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부산ART] 사)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 오후규 이사장(2) - 뉴스부산ART=부산서화단(釜山書畵壇)을 만나다(1)
  • 기사등록 2021-03-16 17: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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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화단(釜山書畵壇)을 만나다(1)=오후규 이사장 인터뷰(2)



→ 지난 3월 14일자, '인터뷰(1)'에 이어집니다.


서예가 주는 ‘긍정의 힘’이라고 한다면 무엇일까요? 방금 질문을 드렸지만, 바로 대답하시기가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의 서예연구 배경이 바로 이것이며, 짬이 생길 때마다 서예의 형이상학적 문제, ‘서예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예의 긍정의 힘을, 저는 미술, 특히 서양미학[철학]에서 찾고 있는 중입니다만 아직 논리 정립을 하지 못했습니다. 현재로서는, 「한방처방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정신적 효과」, 혹은 존엄, ‘롱기누스의 숭고’와 같은 것으로 추정 중입니다. 물론 고전적으로는 인의예지(仁義禮智), 성정(性情), 권학(勸學) 등 인격고양의 힘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석을 하고 싶은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사장께서 생각하시는 '좋은(훌륭한) 작품'이란 어떤 것인가요?


좋은(훌륭한) 작품이란 흔히 ‘오래 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작품’ 이라 하는데, 졸렬한 표현이라 봅니다. 미학적 관점에서의 좋은 작품이란, 관조했을 때 그 ‘느낌을 설명할 수 없는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즉 좋은 작품은 작품에 작가 자신의 취향이 들어가겠지만, 보편적 미감이 있는 작품이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작품은 설명이 불가하며 오성과 상상력의 조화로 느낄 뿐입니다. 달리 말하면 서예작품은 어디까지나 형식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부분과 전체와의 관계가 다양하면서도 통일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작품 구상단계에서 우선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어디입니까? 예를 든다면 전시회 성격, 작품 주제, 작품 표현, 작품 배치, 작품 재료, 작품 크기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만...


저의 경우, 작품 구성 단계에서 우선을 두는 부분은 첫째 전시주최의 성격이고, 둘째 이것에 합당한 내용, 셋째 표현 방법과 재료 순입니다.


▲ [뉴스부산ART] 기존의 서예 법을 벗어나 서화의 감성 디자인을 현대 미술에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대한민국 서화디자인협회 오후규 이사장이 지난 4일, `서예가 주는 긍정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작품의 주제와 관련하여 그 내용(문구나 글귀 등)의 원전을 선호합니까? 아니면 본인만의 생각을 담은 창작을 선호하시는 편입니까?


작품의 주제, 즉 내용은 작품이 위치하게 될 장소, 작품소장인 등에 따라 그것에 적합한 주재를 선정합니다. 특정 장소나 소장자 개인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것에 합당한 4~7자의 자작문, 혹은 기존 성어의 변경문으로 작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을 경우는 보통 4자성어 집이나 경전에서 인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사장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가나 작품(작품의 경향 등) 또는 기억에 남는 전시나 작품 등이 있었다면 들려주십시오.


인상적이었던 작가는 많으나 1명을 말하라면, (사)대한민국 서화디자인협회에서 주관한 제1회 ‘미니비엔날레’에 주제작가로 초대되었던 하석 박원규 선생님입니다. 하석 선생님은 수준 높은 프로 작가였습니다. 작품의 알파에서 오메가, 즉, 작품구상, 작품제작, 전시, 취급관리,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었습니다. 철저한 프로 정신으로 무장된 작가로 보였는데, 많은 작가가 영향을 받았던 좋은 전시였고, 서예작가라면 이런 점을 꼭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동파문자로 표현한 칼라 작품 〈雲水千年地, 68x480cm〉는 정말 더없는 인상적 작품이었습니다.


하석 선생의 작품은 저에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끝으로 한 말씀 해 주시죠. 이사장님께 서예란 어떤 의미인가요?


역시 어려운 질문입니다. 옛날에는 호기심(초등)이었고, 재미였고(중등), 취미였던 시기(대학 시절)가 있었습니다. 이때의 서예는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이것이 전공(석·박사과정)으로 발전되고부터 강제적 노동과 같은 느낌이었고, 더구나 근년에는 서예로 보낸 지난날이 참으로 헛된 것이라는 자각과 함께 후회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서예미학에 다시금 천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서양미술[특히 회화]과 서양철학[특히 미학]에 빠져들게 되었고, 여기서 배움의 재미를 한껏 누리고 있습니다. 나에겐 서예가 종합미술이고, 한없는 자연의 신비와 같습니다. 지금의 서예는 저에게 건강까지 지켜주는 동반자, 평생 함께할 좋은 친구이며 날마다 만나는 단짝입니다. 수십 년의 서예 시간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글·사진 강경호(캘리그라퍼, 예술감상전문가)




▶관련기사

- [뉴스부산ART] 사)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 오후규 이사장(1)

- http://www.newsbusan.com/news/view.php?idx=6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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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화단(釜山書畵壇)을 만나다(1)=오후규 이사장과의 인터뷰(2)

▶일시 및 장소 : 2021. 3. 4. 오후, 부산시청 전시실

해담 오후규(海潭 吳厚圭)
와세다대학교 공학박사, 부산대학교 철학박사, 서화비평가, (사)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 이사장,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글·사진=강경호(캘리그라퍼, 예술감상전문가)


인터뷰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사진 촬영의 경우 마스크를 벗고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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