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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7-23 19: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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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초대석] 시인 이종근 ˝서면과 모더니즘과 나˝ / editing by Kang Gyeong-ho






뉴스부산초대석





서면과 모더니즘과 나




이종근(李鍾根)




동보극장 앞,

바바리코트 옷깃 세우고 모더니즘으로 서 있다

그는

영화관 벽에 걸린 대형 간판과 책방에 참 익숙했다

그는 젊었고 활기찬 문학지였다

푸릇푸릇하고 생기발랄한 신작으로 가득 채워진

책과 책방 여점원 사이 끼고도는 그의 하루는 달콤했다


그 길 어귀, 그 어디쯤

교련복 호주머니에 커피 값이 넉넉지 않던 시절은

첫사랑 기다리는 더할 나위 없는 약속 장소였다

그곳을 바람 삼아

영특한 총기로 기웃거리며

나지막이 얕은 계단과 우체통 사이 쪼그리고 앉아

요산(樂山)의 소설 꺼내어 읽던 그는 여전히 청춘이었다


그리고 <부산 갈매기>를 따라 흥얼거리고

최동원의 등판을 간절히 기다리던 그 시절


그런 그가 늙은 옷으로 갈아입고

그 시절 오가듯이 바람 삼아 서면에 서 있다

그 책방의 신작 코너와

그 영화관 드나들던

그 사람들은 쓸쓸한 우체통처럼 사라지고 없는데


막후에 자판기 커피 한 잔 들고서

모더니즘의 시 꺼내어 집 한 채 짓고 있다

골목길 한쪽에 놓인 헌책방,

어느 시인이 낸 시집의 이름은

책방 여점원처럼 서서히 잊혀가고 멀어져만 가는데





시인 이종근(李鍾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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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생,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문인협회 시창작과 수료. 계간『미네르바』등단,『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독도문예대전』,『박종철문학상』,『우리는통일일세대-평화이음공모전』등 다수 수상.



뉴스부산 www.new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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