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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3-22 16: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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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graphy by Beomho Kang (2019. BUSAN Beomil-dong)






어린 새




하늘 가장자리 신령스런 산

높은 산봉우리 꼭대기

홀로 붙박이 된 듯

그곳에 서서

말없이 관조하네

눈 아래로 펼쳐지는

가깝고 먼 곳

산 높이 각각인데

수많은 높고 험한 산봉우리들

구름과 안개

발아래 무수히 펼쳐진

산봉우리들의 허리를 휘감아 드네

장엄한 광경이여!!!


홀연히 두 마리 어린 새

양 발 사이로 나타났네

알에서 갓 깨어나온 듯 연약하구나!

그 순간 동시에

두 마리 어린 새

깍아지른 낭떠러지로 스스로 몸을 던지네!

나는 너무나 깜짝 놀라 '앗!' 외마디 소리 지르네

천 길 만 길 수직의 깍아지른 암벽을

떨어져 내려가네!

그러다 얼마뒤에

바위덩어리 위에 안전하게 내려 앉네

또다시 스스로 몸을 벼랑 아래로 던지네!

한참을 떨어져 내려가다 튀어나온 돌부리 위에 내려 앉았네!

또다시 몸을 날려 아래로 아래로 한없이 떨어져 내려가네!

저 멀리 가물가물 보이다가 시야에서 벗어났네!


나는 평지에서 한가로이 거닐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네

산 아래 너럭바위

내 눈 높이에

넓고도 평탄한

한 장의 검은 빛깔의 돌

아! 신비로워라!!

신령스런 새

한 쌍의 봉황이여!!!

어깨를 나란히 다정스레

속세를 떠나 메임없는 대자유의 마음 편안한 삶을 얻었네!


바라본 그 순간 나는 곧바로 깨쳤네!

두 마리 어린 새

이미 변해 봉황새로 되었음을!!!

어찌 말과 글로써 표현해 낼 수 있으리오!

암.수 봉황의 저 자태를!!!

참으로 거대하고도 찬란함이여라!!!


봉새가 눈을 돌려

나를 향해 응시하는데

눈 빛

참으로 영롱하여라!!!

마주 바라다 본 그 순간

감탄과 슬픔

가슴속 저 깊은 곳으로부터 솟구치누나!

어린 새의 여정

온갖 간난신고 험한 길을 이겨내고

여리고 어린 새 이제는 변하여

성스러운 새!

상서러운 새!

천상의 봉황새로 되었음을!!!



서기 2004년 6월 2일 이른 아침

아버님 서거 후 제 49재일

불초자 범호 졸시를 지어 아버님. 어머님 두 분 영전에 바칩니다




강범호(독서가) beomho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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