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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26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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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검은 이끼를 덮어쓰고 홀로 서있는 바위 곁에 누군가 돌탑을 쌓았다. 외롭지 말라고 하나, 둘 포개 놓은 돌을 휘감아 돌아, 계곡물은 쉼없이 흘러든다.(2019년 3월 13일 설악산 구곡담 계곡에서)




뉴스부산초대석 -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



(24) 혼자 있는 즐거움



조직을 떠난 후로 혼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직장에 매여 있을 때는 늘 이 시간이 그리웠다. 조직을 벗어나면 모든 것이 자유로울 것만 같았다. 마음껏 여유를 부리며 늦잠을 자고,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나면 훌쩍 여행도 떠나고, 그러다 시장기가 찾아오면 매스컴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그 고장의 맛집을 찾아 배부르게 음식을 탐하고, 가끔은 지름신의 도움을 받아 형편에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사치품도 거침없이 사들이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나 막상 그런 날이 찾아오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갔지만 금방이라도 실행할 것 같던 바램 들은 여전히 생각 속에만 머물러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꼭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는 것은 아니다. 몸의 여유는 마음의 여유로부터 온다. 아무리 육체적으로 편안한 삶을 사는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면 행복한 감정은 느낄 수 없다. 프리랜서가 되고 보니 시간은 더 잘게 부서지고 마음의 여유는 응달에 찾아오는 햇살만큼이나 짧고 아쉽게 지나간다. 여유는 내면의 성격과 외부환경의 조화로부터 온다. 사람이 걸을 때는 신발 넓이만큼의 땅만 밟지만 막상 그 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다 깎아내 천 길 낭떠러지를 만들어 버리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조직을 벗어나면 혼자 있는 시간의 양은 절대적으로 늘어나지만 그 시간을 얼마나 의미 있게 보내느냐는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혼자 있는 시간만큼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는 기회는 없다. 혼자 있으면 자신과의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해 볼 수도 있다. 생존을 위해서건 성장을 위해서건 자신의 내면과 나누는 속 깊은 대화 시간은 필연적으로 늘려야 한다. 아무리 절대시간이 많아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부족하면 삶의 질은 비옥해 질 수 없다.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를 살리지 못하면 자신의 발전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부담스러워 한다. 혼자 있을 때 친구를 찾고 놀이를 찾고 술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것은 행복한 삶의 길로 들어서는 첫 걸음이다. 행복은 자신이 삶의 주인일 때 찾아 온다. 삶의 자기주도성은 스스로의 판단과 결단의 힘을 키울 때 강해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치 있게 하는 일 중의 하나는 하루를 마감하는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증자(曾子)가 일일삼성(一日三省)이라는 잣대로 자신의 하루를 들여다보았듯이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반성하고 성찰하는 기록을 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혼자 있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이고,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시아버지 당현종을 홀린 경국지색의 양귀비, 그녀의 미모에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는데, 중랑천을 따라 피어난 양귀비꽃은 꼿꼿하게 하늘만 쳐다본다. (2019년 5월 25일 중랑천에서)



자유롭게 일을 하다 보면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내 경우에는 일이 몰리는 달은 정신없이 일에 매몰되고 일이 없는 달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고민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혼자만의 시간을 관리하는 철저한 자기 기준이 미비하면 상황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현실의 주인인 자신을 지키는 길은 오직 하나다. 시간이나 일에서 자기 주도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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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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