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민 대표가 지난해 9월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청춘특강에서 ‘청춘이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모습 ⓒ정민 제공“실패는 회복이 아니라 전환이다”
― 정민이 선택한 슈퍼 리파운더의 삶
끝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실패는 곧 낙오로 낙인찍히는 시대다. 그러나 실패를 단순한 좌절이 아닌 삶의 구조를 다시 짜는 전환의 신호로 읽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IMF 외환위기 속에서 파산과 노숙, 9억 원의 빚을 갚아낸 경험을 지나 ‘슈퍼 리파운더(Super Refounder)’라는 개념을 제시한 정민 대표(58). 그는 실패를 지우려 애쓰기보다 그 실패를 품고 다른 설계도로 삶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대화는 평범한 극복담을 넘어, 실패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 ‘슈퍼 리파운더’라는 말, 조금 생소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실패와 역경을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다시 전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슈퍼 리파운더입니다.
게가 껍질을 바꾸고, 쓰러진 나무가 옆으로 뿌리를 뻗듯, 인간도 실패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실패는 꺾임이 아니라 삶의 재배치라는 은유를 통해 인생을 새롭게 구축하는 인간형을 말합니다.”
― 그렇다면 실패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실패를 무능이나 결손으로만 보면 과거로 돌아가려는 집착에 빠집니다. 그러나 실패는 하나의 과정이자 전환의 신호입니다.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감정적 회복에 머무르지 말고 목표·관계·역할·일하는 방식을 다시 배치해야 합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삶의 구조가 바뀌는 지점입니다.”
― ‘재기’ 대신 ‘인생 전환’이라는 표현을 쓰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재기나 회복은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깊이 겪은 사람에게는 그 자리 자체가 이미 무너져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복원이 아니라 전환입니다. 실패 이후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완전히 다른 설계로 삶을 다시 짜는 것,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어디에 에너지를 쓸지를 새로 규정하는 선택이 바로 인생 전환입니다.”
― 본인의 경험이 이 개념의 출발점이었겠군요.
“IMF 때 창업에 크게 실패하며 신용불량과 노숙을 겪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철학이나 긍정적인 사고가 아무 의미가 없었고, 당장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유일한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는 일을 선택해 배달, 정수기 수리 등 하루 네 가지 일을 전전하며 버텼습니다. 그렇게 8년 동안 52,560시간을 노동해 9억 원의 빚을 갚아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먼저 몸이 움직여야 마음과 생각이 따라온다’는 사실입니다. 멈춤이 가장 위험했고, 움직임이 무너진 삶에 다시 리듬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패한 사람은 동적(動的) 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움직임은 생각을 끊고 리듬을 회복하게 합니다. 실패 이후 무너지는 것은 자존감이 아니라 리듬입니다.”
▲ 대구대학교에서 지난 11월 14일 진행된 ‘실패’ 특강 현장 ⓒ정민 제공― ‘동적 파’라니, 듣고 보니 의미가 깊근요. 결국 슈퍼 리파운더로 산다는 것은 어떤 삶입니까.
“슈퍼 리파운더는 강한 사람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무너질 만큼 무너져 본 사람들이 새로운 전환을 만들어냅니다.
중요한 것은 강함이 아니라 태도의 누적입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 책임지려는 자세, 성찰 같은 선택들이 반복되면서 삶의 방향이 바뀝니다.
특별해질 필요도 없습니다. 하루를 버텨내는 태도, 다시 움직이려는 작은 결심, 오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전환의 힘입니다.
슈퍼 리파운더로 산다는 것은 실패 이후에도 자기 삶의 주도권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삶입니다.”
정민 대표의 이야기는 실패를 두려움의 언어에서 전환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다. 그는 작은 움직임과 일상의 리듬 속에서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패를 끝으로 규정하는 대신, 그것을 삶의 구조를 다시 짜는 출발점으로 삼을 때 우리는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의 메시지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쳐가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 강경호(예술가, 문화기획자)
▲ 정민 경영컨설턴트▶[저자소개] 정민(58)은 IMF 외환위기 속에서 인터넷 창업 실패로 신용불량자와 노숙을 겪었지만, 이후 8년간의 노동으로 빚을 갚아내며 삶을 다시 세운 1인 기업가다. 현재는 강연과 저술을 통해 ‘슈퍼 리파운더’라는 개념을 전파하며, 실패를 인생 전환의 계기로 삼는 철학을 나누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최근 출간한 《나는 슈퍼 리파운더로 살기로 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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